SW마에스트로 12기 코딩테스트 및 면접 후기

2021년 1월에 제 12기 SW마에스트로 과정에 지원했습니다. 대학교 막학기를 맞아 뭔가 병행할 것이 없을까 생각하던 중 마침 SW마에스트로 과정 연수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큰 기대 없이 자기소개서를 제출했었는데 운 좋게 1차, 2차 코딩테스트와 최종 면접까지 경험하게 되어 이렇게 후기를 남겨 봅니다.

소마 지원 전에는 대충 이런 상황

사실 SW마에스트로(이하 소마) 과정에는 꽤 오래 전부터 관심이 있었습니다. 주변에 코딩 잘 하는 선배들이나 지인들이 해당 과정을 많이 이수했기 때문입니다. 개발을 잘 하려면 소마를 해야 되겠구나 싶어서 대학교 새내기 시절부터 지원을 노리고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발만 해 왔던 저에게 알고리즘이란 너무나도 크나큰 벽과 같았기에, 코딩테스트가 있다는 말을 듣고 지원을 접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떄가 대략 2학년, 그러니까 16년도 즈음이었네요. 5년 전에 한 번 포기를 했던 것입니다.

그 이후 인턴, SW개발병, 외주 등 이곳저곳 다니면서 생존형 개발자로 살아가다가… 문득 취업을 하려면 코딩 테스트를 준비해야 할 것 같아서 알고리즘 공부를 조금씩 시작했습니다. 보통 알고리즘 플랫폼으로 백준을 많이 이용하던데, 저는 기초가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차근차근 해 나갈 수 있는 알고리즘 강의를 듣는 게 더 편했습니다. 특히 대학교 알고리즘 강의가 생각보다 도움이 정말 많이 되었고(한치근 교수님 고맙습니다 😭), 삼성 SW Expert Academy도 유용한 강의가 많아 좋았습니다.

조금씩 PS에 발을 내딛고는 있었으나 딱히 자신은 없던 그런 상황. 소마에 지원해서 서류 전형에 합격해도 코딩테스트에서 광탈하지 않을까 하는 압박감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내년엔 취준생 혹은 사회인이 되어 있을 것 같았기에, 올해밖에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고 지원을 넣어 보았습니다.

자기소개서 및 서류

12기 소마에 지원하려면 네 가지 항목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개발을 어떻게 공부해 왔는지, 소마에 붙으면 진행하고 싶은 프로젝트는 무엇인지 등을 물어봤습니다. 저는 꽤 어렸을 때부터 개발을 해 왔고 긴 시간 동안 이것저것 삽질했던 게 많아서 여지껏 경험해 본 모든 개발 분야를 다 작성했습니다.

자기소개서가 문항 당 3천 자까지 작성 가능해서 최대한 자세하게 썼는데… 이렇게 많은 내용을 쓰는 게 결코 좋지 않았습니다. 면접 항목에서 다시 다루겠지만 사람은 말이 길어질수록 꼬투리 잡을 약점도 많아진다는 사실을 여실히 느꼈습니다. 자기소개서 분량이 많다고 해서 다 채울 필요는 없고 딱 핵심만 쓰면 될 것 같네요.

자기소개서 말고도 이것저것 서류도 내야 하긴 했는데 따로 크게 준비해야 할 부분은 없었습니다.

1차 코딩테스트

문제의 코테. 작년 11기 코딩테스트는 총합 4문제였다고 들었는데 올해는 그 두 배인 8문제가 나왔습니다. 2시간 안에 알고리즘 6문제, SQL 1문제, 웹 1문제를 풀어야 해서 시간이 많이 모자랐습니다.

주어진 시간이 짧았던 만큼 알고리즘 문제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PS 분야에서 어느 정도 정형화된 문제들이 나왔고 단순한 완전탐색이나 Greedy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이 꽤 나왔습니다. 특히 1차 코딩테스트 때는 웹 검색이 가능했기 때문에 더 쉽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네요. 알고리즘은 다섯 문제를 풀었고(한 문제는 시간 떄문에 못 풀었습니다), 웹과 SQL은 여지껏 징글징글하게 해 왔기 때문에 무난하게 풀었습니다. 웹은 CSS 문제, SQL은 간단한 Join 문제가 나왔었는데 웹이나 DB쪽 경험이 없는 지원자도 구글링해서 풀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알고리즘을 많이 풀어서 합격을 기대하고 있었고 3월 초에 1차 합격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2차 코딩테스트까지 1주일 정도 시간이 있어서 여지껏 풀었던 문제들만 짧게 복기하고 2차 코테를 치뤘습니다.

2차 코딩테스트

2차 코테는 1차 코테에서 봤던 문제들을 업그레이드 한 형태의 문제들이 나왔습니다. 2시간 안에 알고리즘 3문제, 웹 1문제, SQL 1문제를 풀어야 했으며 알고리즘 문제가 덜 나온 만큼 난이도가 어려워졌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2차 코테에서는 1차와 다르게 구글링이 불가능했습니다. 오직 사전 지식으로만 풀어야 했기에 1차보다는 확실히 더 어려웠네요.

그렇지만 2차 코테 문제도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 정형화된 문제였고, 특별한 최적화 방법 등을 요구하지 않았기에 비교적 무난하게 풀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알고리즘은 다 풀 수 있었습니다. 이번 소마 코딩테스트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코딩테스트는 수능과 비슷해서 일정 범위 안에서만 문제가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알고리즘 문제를 다양하게 풀어 보지 않았어도 도전해 볼 만한 영역인 것이지요.

웹과 SQL도 1차 코딩테스트에서 더 나아간 형태의 문제였는데 어렵지 않게 풀었습니다. 총합 알고리즘 2문제와 웹 1문제, SQL 1문제를 풀어 제출했습니다. 다행히 2차 코딩테스트도 합격했는데 나중에 들은 바로는 총합 3문제 정도를 풀었으면 합격이었다고 합니다.

면접

1차, 2차 코딩테스트를 마치고 개인적으로 자신 있던 분야인 면접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제 경우 코테보다 면접이 훨씬 힘들었습니다.

면접은 다대 다 면접(면접관 다섯 분에 지원자 다섯 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소마 면접을 사전에 검색해 보니 면접관에 따라서 질문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맨 처음 자기소개는 당연히 물어보겠거니 하고 자기소개부터 준비해 갔는데… 자기소개는 커녕 시작부터 본인이 자기소개서에서 설계했던 프로젝트의 타당성에 대해 집요하게 물어봤습니다. 1시간 가량 면접을 봤는데 그 중 30분을 본인이 계획한 프로젝트가 시장성이 있는지, 실제 구현이 될 전망이 있는지를 압박 면접마냥 계속 질문받았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지원자 대부분이 아이디어만 있는 상황이었기에 타당성 질문에 대해 정확히 답변한 경우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가장 당황스러웠던 부분은 제 리버싱 분야에 대한 개발 경험을 물어봤던 것이었습니다. 자기소개서에 보안 분야 경험이 있다고 기재했는데, 어떤 보안 분야를 경험해 봤냐고 질문받아서 “게임 텍스트를 후킹하는 오픈소스 엔진에 기여했습니다” 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게임도 기업의 자산인데, 본인은 기업에서 만든 소프트웨어를 마음대로 리버싱하는 게 합법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 했던 질문인데다 깊이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질문이라서 외통수에 몰린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흐지부지 답하긴 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보안 쪽은 자기소개서에 쓰지 말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머지 질문은 자기소개서에 적힌 프로젝트 경험이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등을 물어봤습니다. 생각보다 알고리즘 관련 질문이 없어서 의외였는데, 막판에 하나 물어보긴 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는 제대로 답변했다고 생각했는데 면접이 끝나자마자 잘못 답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질문은 대충 “이 문제를 왜 이런 방식으로 풀었느냐?” 였는데, 제가 푼 방식이 더 효율적인데도 “다른 방법으로 풀어도 비슷합니다” 라고 답했습니다. 문제는 잘 풀어 놓고서도 엉뚱하게 답변해서 면접관 분이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 같네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렇게 면접을 본 케이스가 정말 특이하다고 합니다. 면접관 분들 대부분 무난한 질문을 했다고 하고 특히 컴퓨터공학 관련 전공 지식은 한 번쯤 물어봤다는데 제가 면접 볼 때는 전혀 안 물어봤습니다. 면접관에 따라 면접 스타일이 많이 달랐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하려면 최대한 많은 질문을 대상으로 답변을 준비해 가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들은 뭐든지 질문이 될 수 있으므로 답변하기 곤란한 경력들은 자기소개서에서 빼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 되겠네요.

아, 면접에 정장 비슷한 건 입고 오지 않는 게 좋습니다. 거의 저만 포멀하게 입었더라고요ㅠ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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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잘 못 봐서 결과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다행히도 합격 메일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알고리즘에 자신이 없었던 지원자도 합격할 수 있었으니, 뜻이 있다면 누구라도 크게 부담 갖지 말고 일단 지원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한창 SW마에스트로 예비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목표하는 프로젝트를 정하고 같이 개발할 팀원과 멘토님을 막 구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본 프로젝트와 별개로 예비 과정 중에 잠깐 해커톤을 진행했었는데 참가자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서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저보다 뛰어난 개발자들과 협업하면서 배울 수 있다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올해는 SW마에스트로에 오롯이 집중하고자 합니다. 그럴 가치가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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