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가을 메이지대 교환학생 준비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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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019) 이맘때 쯤, 한창 전역을 앞두고 있을 시기에 막연히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외에 장기간 체류할 수 있는 기회가 대학생 때 이후에는 드물 것 같아서이기도 했고, 군대를 마쳤으니 어디라도 길게 가 볼까 하는 보상심리가 작용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침 JLPT N1을 공부하고 있을 시기였기에, N1을 딸 수 있다면 일본어권으로 지원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더랍니다.
그리고 작년 2학기, 전역 이후 복학과 동시에 일본어권 교환학생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가장 급한 것은 학점과 JLPT N1이었는데, 일본어권 교환학생 최소 지원 조건이 아래 딱 두 가지였기 때문입니다.
- 전학기 GPA 3.0/4.3 이상
- JLPT N2 이상
그 당시 제 GPA는 2.77이었기에 최소 지원자격에도 들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한 학기동안 학점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또 JLPT는 N2를 가지고 있긴 했지만 N1을 따 놓아야 일본 현지에 가서도 무리 없이 강의를 수강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반대로 말해서 N1에 합격하지 못하면 교환학생은 포기하자는 심산이었습니다. N1 정도의 한자도 잘 읽지 못하면 일본에 가서도 남는 게 없으리라는 생각에요.
그리고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 한 학기동안 학점 세탁을 열심히 하고, N1을 취득하여 운 좋게 자격 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고 교환학생 신청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 모집 일정은 올해 1월 초에 나왔습니다. 저희 학교 기준으로 교환학생은 합격 이후 본교에서 한 학기를 다니고 파견교에 가는 형태였습니다. 즉 1월에 신청하면, 3월에 선발되고, 실제로는 8~9월에 파견되는 식이죠.
교환학생 선발 과정은 2차까지 있었는데 1차는 서류 심사, 즉 자기소개서 평가였고 2차는 면접이었습니다. 1차 서류 심사는 1000자 이내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했었는데 일본 가서 공부하고 싶다는 식으로 적당히 썼던 것 같습니다. 서류 심사 이후 2월 중에 학교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소식을 들었고, 면접을 잘 마친 후 2월 말에 메이지대학 교환학생 파견이 예정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메이지대학 교환학생 파견을 위해서는 이것저것 많은 서류를 제출해야 했었는데, 제출 기한이 매우 촉박했습니다. 대학마다 제출서류는 다르겠지만, 메이지대학 기준으로 제출해야 할 서류 목록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메이지대 교환학생 지원서(건강 이력, 학습희망과목 조사)
- JLPT 증명서(없는 경우 추후 테스트 받음)
- 지원자/교환유학생담당자 서명 (양식 제공)
- 숙소희망신고서 (양식 제공)
- 건강진단서 (양식 제공, 의사 직접 작성)
- 성적증명서 (영문)
- 추천장
- 여권 사본
- 증명사진 6개
- 재류자격인정증명서교부신청서(COE) 지불액 증명서류 (영문)
- 본인 또는 지불자 명의로 된 은행 계좌의 잔액증명서
- 본인 또는 지불자 예금통장 카피
- 지불자 명의 수입증명서
- 장학금 수금증명서 (장학금 수금기간이 유학기간과 일치할 경우에만)
- 학습계획서 (양식 제공, 일본어)
- 재류자격인정증명서교부신청서(COE) (양식 제공)
이 모든 서류들을 3월 5일까지 메이지대학 국제교류처에 도착하게끔 보내야 했습니다. (라고 2월 24일에 통보받았어요)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는 것도 있었지만, 건강진단서와 추천장, 지불액 증명서류가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문제가 되었습니다.
우선 건강진단서의 경우 메이지대에서 제공하는 양식에 맞춰 의사가 직접 작성해야 했기 때문에 병원에 찾아가서 작성 요청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소형병원에 문의했더니 영어로 된 건강진단서는 작성해 주지 않고, 대형 병원에 예약을 잡고 각종 건강 진단 검사를 받아야만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집 근처 대형병원에 예약을 잡고 이틀만에 건강진단서를 뽑을 수 있었습니다. (유학서류용 건강진단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여, 건강진단서 서류 한 장에 15만원이 들어갔어요..)
그 다음으로 추천장인데, 방학 기간이었기 때문에 추천장을 우편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학교 방침 상 서류는 분실 위험 때문에 우편으로 보내지 못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직접 서류를 찾으러 와야 한다고 해서 생애 두 번째로 서울캠까지 가서(메이지대는 서울캠 국제교류처 담당) 추천장을 받아 왔습니다.
대전에서 경희대 서울캠까지 딱 추천장 서류 한 장 받으려고 왔다갔다 했습니다…
다음으로 COE(재류자격증명서교부신청서)에 첨부할 지불액 증명서류가 필요했습니다. COE 자체는 준비하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COE에 첨부할 6개월치 분의 학비 지불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서류가 필요했습니다. 메이지대학 입장에서는 한 달 12만엔씩 6개월분 계산해서 72만엔 기준으로, 해당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서류를 첨부하라고 했습니다.
보통은 부모님이 유학비를 지원해 주시는 경우가 많기에, 학비를 정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호자 명의의 예금통장 카피나 수입증명서(영문) 등이 추가로 필요했습니다. 저는 준비해야 할 서류가 늘어나는 것을 원치 않았고, 마침 외주 덕에 잔고가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에 본인 통장에 72만엔 이상이 찍혀 있는 서류만 제출했습니다.
그렇게 교환학생 서류를 메이지대 측에 모두 제출하였습니다. 3월 5일 내에 도착할지가 애매해서 가장 빨리 도착한다는 EMS Express로 보냈는데, 다행히도 이틀 내에 도착했습니다(3월 2일에 보내서 3월 4일에 도착했더라구요).
지금 안 그래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난리인데, 다음 학기에는 진정이 되어야 교환학생을 갈 수 있는데 진정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서류는 다 제출했으니 이대로 다음 학기까지 쭉 기도메타겠습니다.